동시대 문학사 4 : 폭력 – 이수형 외 4명 저

**동시대 문학사 4 : 폭력**은 ‘폭력’을 단일한 사건이나 과거의 비극으로 환원하지 않는다. 이 책이 주목하는 것은 지금도 작동 중인 폭력의 구조, 그리고 그 구조가 문학 속에서 어떻게 분노·검열·애도·통치성이라는 다양한 얼굴로 나타나왔는가이다. 연대기적 문학사가 아닌, 계보학적 접근을 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폭력은 특정 시점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형태를 바꾸며 지속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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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실린 다섯 편의 평론은 공통된 결론으로 수렴하지 않는다. 오히려 서로 다른 방향으로 뻗어나가며, ‘폭력’이라는 키워드가 얼마나 복합적인 성좌를 이루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국가의 탄생과 함께 시작된 국가폭력의 문제, 통제되지 않는 분노와 충동의 서사, 문학과 검열이 상호 구성되는 제도적 무의식, 5·18을 중심으로 사유되는 애도의 형식, 그리고 푸코의 권력이론을 경유한 통치성의 문제까지—이 모든 논의는 하나의 이야기로 봉합되지 않은 채 병치된다.


그 점에서 이 책은 읽는 이를 편하게 설득하지 않는다. 대신 질문을 남긴다. 문학은 폭력에 맞서 무엇을 할 수 있었는가, 혹은 무엇을 끝내 하지 못했는가. 말해지지 못한 것, 우회적으로만 드러난 것, 애도라는 이름으로 겨우 감당해온 감정들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 이 책은 폭력을 고발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폭력 이후에도 살아가야 하는 삶의 형식을 문학을 통해 다시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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