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충격의 시대, ‘후회’란 감정의 새로운 관점
후회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속도가 너무 빠른 세상의 부산물일지도 모른다
요즘 내가 힘든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보면
의외로 단순하다.
후회 때문이다.
그때 왜 그렇게까지 했을까,
왜 더 빨리 눈치 못 챘을까,
왜 나는 늘 한 박자 늦었을까.

그런데 이 후회가
정말 전부 내 문제일까.
미래 충격(Future Shock) 이론은
기술과 사회 변화의 속도가 너무 빨라질 때
사람들이 혼란과 불안을 느끼고,
자기 정체성까지 흔들릴 수 있다고 말한다.
세상이 너무 빨리 바뀌면
사람은 생각할 시간도 없이
“내가 잘못 살고 있는 건가?”부터 묻게 된다는 거다.
이건 “나이가 많아서 못 따라간다”는 얘기가 아니다.
사회 전체가 변화의 속도를 감당하지 못하면서
뒤처졌다는 감각과 후회만 개인에게 남기는 구조에 가깝다.
문제는 세대 간 기술 경험의 차이에서 더 선명해진다.
기술 수용 연구에 따르면
새로운 디지털 도구를 접할 때
이전 세대는 심리적·물리적 장벽 때문에
기술 적응 스트레스, 이른바 테크노스트레스를 더 크게 느낀다.
여기서 늘 어른 역할을 해온 사람들은
불평 대신 책임을 택한다.
“내가 더 공부했어야지.”
“내가 이해 못 하면 민폐지.”
이렇게 후회는
느낌이 아니라 의무처럼 달라붙는다.
기술 격차는 관계에서도 작동한다.
요즘 사회에서 기술은
사람을 이어주는 도구이기도 하지만,
모르는 순간 바로 벽이 되기도 한다.
괜히 물어보면 뒤처진 것 같고,
괜히 모른다고 말하면
관계에서 밀려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까끔 남자들은 밑을 보며 후회를 많이 하곤 한다.(이유는 다양하다)
그래서 후회는 이런 모양을 띤다.
“그냥 아는 척할 걸.”
“그때 좀 더 따라갈 걸.”
결국 나는
실수한 나를 후회하는 게 아니라,
빠른 세상에 맞추지 못한 나를 계속 벌주고 있었던 것이다.
생각해보면
나는 게으르지도 않았고,
도망친 것도 아니었다.
다만 세상이 너무 빨리 바뀌었고,
나는 그걸 감당하느라
나 자신에게 너무 엄격했을 뿐이다.
그래서 요즘은 이렇게 말해보려고 한다.
후회가 올라올 때마다.
“이건 내 부족함이 아니라,
속도 조절 없는 세상에서
버티고 있었던 흔적일지도 몰라.”
조금 웃기지만,
이렇게 생각하니
후회가 전부 내 잘못은 아닌 것 같아
다행이다.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