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거창 학천사 벽산 스님, 현장에서 실천으로 이어진 수행

학천사는 경상남도 거창군 가조면 숙성산 자락에 자리한 작은 산사다. 번화함과는 거리가 있지만, 그래서 오히려 마음을 가라앉히기에 더없이 적당한 곳이다. 산과 마을이 맞닿은 이 절은 오랜 시간 지역과 함께 호흡해 왔다.

이곳의 주지인 벽산 스님(일부 기록에서는 백산 스님으로 표기)는 대구에서 태어나 1986년 학천사에 입산한 이후, 무욕청빈의 삶을 수행의 근간으로 삼아왔다. 말보다 실천을 앞세운 수행자는 자연스럽게 절 안이 아닌 사회의 현장으로 걸음을 옮겼다.


벽산 스님은 안동교도소 교정위원으로 활동하며, 1998년부터 현재까지 전국 교정시설을 월 2~3회 꾸준히 방문해 왔다. 불교 법회와 합동 생일자 법회, 합동 결혼식 지원, 경비교도대 TV 지원 등 다양한 방식으로 수용자들의 심성 순화와 교정·교화에 정성을 쏟아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3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법무부 주관 ‘제68주년 교정의 날’ 기념식에서 국민포장을 수훈했다.

교정 현장에만 머물지 않았다. 벽산 스님은 2000여 명의 신도들과 함께 소외계층을 꾸준히 돌보며, 노인복지회관 경로잔치와 경로당 의류·생필품 지원 등 지역 사회를 위한 봉사 활동도 이어왔다. 더 나아가 한국에 거주하는 스리랑카 노동자들의 인권 보호에 힘쓰고, 스리랑카 현지 유치원과 학교에 학용품을 지원하는 등 해외에서도 나눔을 실천해 스리랑카 정부로부터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현재 벽산 스님은 세계참불교연합 총재와 한국불교승가일불회 회장을 겸하며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그 직함보다 더 오래 남는 것은, 교도소와 지역 사회, 그리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어진 조용한 실천의 시간일 것이다.

학천사는 대중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절이지만, 이곳에서 이어진 수행은 절의 담장을 넘어 사회로 확장되어 왔다. 벽산 스님의 삶은 불교 수행이 개인의 깨달음에 머무르지 않고, 사람을 향해 나아갈 수 있음을 조용히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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