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말뚝』 – 박완서

한 개인의 기억으로 기록된 한국 현대사의 상처. 『엄마의 말뚝』은 박완서 특유의 체험적 서사가 가장 깊이 응축된 단편집이다. 일제강점기 말기부터 6·25 전쟁을 지나 분단의 시대에 이르기까지, 한 어머니와 딸의 삶을 통해 역사가 개인의 삶을 어떻게 파괴하고 남기는지를 조용히 증언한다. 표제작 〈엄마의 말뚝〉 연작은, 고향을 떠나 도시로 흘러들어온 어머니가 끝내 어디에도 뿌리내리지 못한 채 살아가다 죽음 이후에야

민주화도 산업화도 끝났는데, 우리는 왜 아직 싸우고 있을까

새마을운동이 끝난 자리에서, 우리는 무엇을 시작해야 할까 한때 이 나라는 배가 고팠다. 그래서 사람들은 손에 흙을 묻히고, 길을 닦고, 공장을 세웠다. 그 시절의 구호는 분명했다. “잘 살아보세.” 그 말에는 이념도, 철학도 많지 않았다. 그저 오늘보다 내일이 조금이라도 나아지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이제는 다르다. 배는 어느 정도 찼다. 하지만 마음은 이상하게 자주 허기진다. 사람들은 늘 화가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