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는 습관도 때론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우리는 종종 ‘참는 게 어른스럽다’, ‘넘어가는 게 편하다’는 말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실제로 감정을 즉각적으로 표출하지 않고 상황을 조율하는 태도는 많은 경우 관계를 지켜주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참는 선택이 언제나 미덕처럼 여겨진다. 또한 감정을 절제하는 방식은 삶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다만 문제는 참는 선택이 유일한 습관이 되었을 때다. 감정을 잠시 눌러두는 것과, 아예

겨울철 번아웃·우울증, 미리 막을 수 있을까

겨울이 되면 유독 기운이 떨어지고 아무것도 하기 싫어지는 느낌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해가 짧아지고 활동량이 줄어들면서 몸과 마음이 동시에 움츠러들기 때문이다. 이 시기의 우울감은 의지 부족이 아니라, 환경 변화에 대한 자연스러운 반응일 수 있다. 번아웃은 보통 “너무 열심히 살아온 사람”에게서 먼저 나타난다. 책임감이 강하고 스스로를 쉽게 쉬게 하지 못하는 사람일수록 겨울철 피로가 누적되며 무기력과 공허감으로

관계가 ‘일’처럼 느껴지는 사회, 감정은 언제부터 비용이 되었나

최근 인간관계에서 피로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상대의 기분을 먼저 살피고, 갈등을 피하기 위해 스스로를 조절하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관계는 점점 ‘유지해야 할 과제’처럼 느껴진다. 특히 이른바 ‘착한 사람 증후군’으로 불리는 성향을 가진 이들은 관계에서 더 많은 정서적 부담을 떠안는 경우가 많다. 배려와 이해가 미덕으로 여겨지던 태도는 어느 순간, 감정 소모를 당연하게 감내하는 구조로 변한다. 이러한

침투적 사고란 무엇인가: 내 생각이 전달되는 것 같은 느낌의 정체

“내 생각이 다른 사람에게 전달되는 것 같다”는 감각을 호소하는 이들은 적지 않다. 이는 단순한 상상이나 기분 문제로 치부되기보다는, 정신병리학적 맥락에서 신중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실제 임상에서는 이러한 경험이 스트레스, 불안, 수면 부족 같은 심리적 압박 상황에서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 정신의학에서는 이와 유사한 경험을 사고 전파(thought broadcasting) 혹은 **사고 침투(thought diffusion)**와 관련된 현상으로 설명한다. 이는

심리상담과 정신과 상담, 뭐가 다를까?

마음이 힘들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질문 중 하나는 “심리상담을 받아야 할까, 아니면 정신과에 가야 할까?” 입니다. 두 선택지는 비슷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접근 방식과 역할에 차이가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두 상담의 차이를 차분하게 정리해 보려 합니다. 심리상담이란? 심리상담은 주로 대화 중심의 상담을 통해 감정, 생각, 행동 패턴을 함께 살펴보는 과정입니다. 상담사는 이야기를 들어주고, 질문을 던지며

병에 걸려도 잘 사는 법 ― 화타 김영길

1문단 사람들 중에는 ‘병에 걸릴지도 모른다’는 생각만으로도 삶 전체가 불안해지는 이들이 있다. 건강을 지키는 태도와 병을 두려워하는 삶은 분명 다르다. 화타 김영길의 『병에 걸려도 잘 사는 법』은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이 책은 병을 없애는 기술보다, 병과 함께 살아가는 태도에 대해 말한다. 2문단 저자 김영길은 오랜 임상 경험을 통해 한 가지 사실을 강조한다. 병은 예외적인

이유 없는 짜증과 분노, 갱년기 화병의 신호일 수 있다

갱년기 시기에 나타나는 이유 없는 짜증과 분노는 단순한 성격 변화가 아니라 ‘화병’의 신호일 수 있다. 갱년기는 호르몬 변화와 함께 감정 조절을 담당하는 신경계 기능에도 영향을 미치는 시기로, 기존에 억눌러왔던 감정이 표면화되기 쉬운 시점이다. 이로 인해 사소한 자극에도 분노가 폭발하거나 감정 기복이 심해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화병과 갱년기는 심리적·생물학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에스트로겐 감소는 세로토닌 등 감정 안정과

정신건강이 ‘개인의 문제’가 아닌 시대

요즘 번아웃, 공황장애, 우울증은 더 이상 일부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회사에서도, 학교에서도, 심지어 일상 대화 속에서도 정신건강이라는 단어는 자연스럽게 등장한다. 예전 같으면 “유난이다”, “마음이 약하다”는 말로 정리되었을 문제들이 이제는 관리해야 할 건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변화 자체는 분명 긍정적이다. 문제를 숨기지 않고 말할 수 있게 되었고, 기업과 학교 역시 상담 프로그램이나 치유 프로그램을 도입하기 시작했다.